The Economist 인사이트
AI가 가져올 경제의 '특이점'
인공일반지능(AGI)이 연간 30%의 성장을 이끈다면, 우리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노동, 자산, 그리고 불평등의 미래를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사람과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 10억 대를 만들 수 있다면,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휴머노이드 10억 대가 가져올 엄청난 경제 성장이 모든 것을 상쇄할 것이기 때문이다."
- 피터 틸 (페이팔, 팔란티어 창업자)
편집자 주: 낙관적 시나리오의 그늘
저성장 시대에 '폭발적인 경제성장'은 반가운 소리지만, 그 과실이 소수에게 집중될 위험은 어느 때보다 큽니다. AI로 인한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최고의 기술을 가진 국가는 전 세계의 자본을 빨아들이고, 다른 국가들은 급등하는 이자율에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노동 없는 성장이 과연 지속 가능할까요? 소비의 주체인 다수 노동자의 역할이 사라진 경제는 어떤 모습일지, 다양한 관점을 통해 우리가 대비할 길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1. 인류사, 성장률의 가속
1700년까지 인류의 경제는 거의 정체 상태였습니다. 생산량이 두 배가 되는 데 천 년이 걸렸죠. 산업혁명 이후 성장 속도는 빨라졌고, 20세기에는 25년마다 생산량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실리콘밸리는 AGI가 이 속도를 다시 한번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려, 연간 20~30% 성장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연평균 세계 총생산 성장률의 변천
2.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AI
진정한 폭발적 성장은 AI가 단순히 노동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기술 발전 그 자체를 자동화할 때 가능합니다. AI가 생명공학, 녹색 에너지, 그리고 AI 자체를 발전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를 낳는 선순환이 무한히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보수적 전망 (MIT)
+1~2%
향후 10년간 AI가 세계 GDP에 기여할 총량 (2023년 기준)
급진적 전망 (EpochAI)
+20% 이상
전체 작업의 1/3이 자동화될 시 연간 GDP 성장률
3. 노동 없는 경제와 새로운 불평등
AGI 시대에는 노동과 자본이 완전히 대체 가능해져, 모든 소득이 자본가에게 귀속될 수 있습니다. 한편,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육체노동이나 인간적인 서비스의 가치는 오히려 폭등하는 '보몰병'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AI가 만든 상품은 거의 무료가 되지만,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서비스는 부자들만의 전유물이 될 수 있습니다.
보몰병(Baumol's Cost Disease) 효과
AI 생산 상품/서비스
가격 폭락 ▼
(공산품, 디지털 콘텐츠 등)
인간 노동 집약 서비스
가격 폭등 ▲
(육아, 외식, 배관 등)
4. 금융 시장의 대격변: 초고금리 시대
폭발적 성장은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기업들은 너도나도 데이터센터와 인프라에 투자하려 할 것이고, 개인들은 미래의 부를 기대하며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할 것입니다. 이 경쟁은 돈의 가치, 즉 실질이자율을 유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30%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세상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필요 투자 규모의 상상초월 스케일
$0.5조
OpenAI '스타게이트'
$25조
EpochAI 모델의 최적 투자액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50배에 달하는 규모
아직 시장은 믿지 않는다
놀랍게도, 현재 금융 시장은 이러한 폭발적 성장의 가능성을 가격에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주장은 아직 세계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AI의 발전은 늘 예측을 뛰어넘어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경제학자 로버트 루카스는 "경제성장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AGI의 등장은 이 말을 더욱 실감 나게 만듭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사적 변곡점의 입구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